은행들 "금리 오르기전에 빨리 채권 찍자"

입력 2026-09-29 18:11
수정 2026-09-30 00:20
국내 6개 시중은행이 올해 하반기 들어 발행한 채권 규모가 2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보다 발행액이 두 배가량으로 급증했다. 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금리가 거듭 뛰자 비용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SC제일 등 6개 은행이 올 하반기 들어 지난 18일까지 발행한 채권은 총 24조6000억원어치로 지난해 7~9월(12조4700억원)보다 97.6% 불어났다. 석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발행된 은행채 물량이 지난 상반기(29조9100억원)의 82%에 달할 정도로 발행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지금까지 찍은 은행채(54조5500억원)가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액(47조원)을 넘어섰다.

은행들은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시기를 앞당겨 채권 발행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지속적으로 통화 긴축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보내서다. 현재 연 3%인 기준금리가 더 오르면 은행은 채권 발행 금리를 높이는 게 불가피하다.

금융권에선 4분기에도 은행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늘어난 대출에 맞춰 재원을 쌓아둬야 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979조5187억원으로 지난 1월보다 40조원 이상 증가했다.

기업들이 배당을 위해 예금을 대거 회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은행이 추가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약 30조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은행의 기업 예금은 주로 연말에 만기가 집중돼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분기 배당이 11월에 이뤄지는 만큼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