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시대상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7%대에 머물렀다. 직원 수 대비 임원 승진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4.6배 높은 데다, 대기업 여성 등기임원 상당수가 사외이사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회사 성별 임원 현황'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240개 기업의 전체 임원 4만2969명 중 여성은 3180명으로 7.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7.1%) 대비 0.3%포인트 오른 수치다.
성별 근로자 수와 비교하면 승진 격차는 뚜렷했다. 전체 여성 근로자 63만8765명 중 임원은 3180명으로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이 0.5%에 불과했다. 반면 남성은 근로자 171만9633명 중 임원이 3만9789명으로 2.3%였다. 인원으로 환산하면 여성은 직원 201명당 1명이 임원에 오른 반면 남성은 43명당 1명꼴이었다. 남녀 간 배율 격차는 2023년 5.1배, 2024년 4.8배에서 지난해 4.6배로 소폭 좁혀졌다.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한 기업은 전체의 43.8%(1420곳)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전체의 56.2%(1820곳)는 여전히 남성 임원으로만 채워져 있었으며, 여성 임원만으로 구성된 회사는 전무했다.
자본시장법상 이사회 성별 다양성 의무화 조항이 적용되는 자산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193개사)의 경우 97.9%(189곳)가 여성 임원을 뒀다. 그러나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는 사내이사는 취약했다.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전체 사내이사 560명 중 여성은 23명으로 4.1%에 그쳤다. 반면 사외이사는 877명 중 229명(26.1%)이 여성으로 채워져 외형적 의무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활용하는 비중이 컸다.
산업별 여성 임원 비율은 교육서비스업(13.9%), 사업시설 관리·임대서비스업(12.8%),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2.5%) 순으로 높았다. 기업별 여성 임원 수는 삼성전자가 85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28명), CJ제일제당(25명), 네이버(24명), 셀트리온(2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여성 임원 비율의 지속적 증가는 긍정적이나 전체 비중이 10%에 못 미치고 사외이사에 집중된 것은 한계"라며 "기업 내부 인재 육성과 승진 체계 전반에서 성별 균형이 잡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