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비리그 코넬대학교의 남학생 사교클럽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현지 검찰이 대배심에 사건을 넘기고 공식 재수사에 들어갔다. 피고로 지목된 학생 명단에는 한국인 재학생도 포함됐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주 톰킨스카운티 지방검찰청의 매슈 밴 하우튼 검사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관련 학생 7명에 대한 증거를 대배심에 제출해 정식 기소 여부를 판단받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코넬대 여학생(사건 당시 20세)이 지난 2024년 남학생 사교클럽 건물에서 열린 파티 중 남학생 7명에게 약 2시간 동안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피해자 측은 클럽 회원들로부터 케타민 등 약물과 술을 받아 항거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특히 피해자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는 사교클럽 회원들이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 단체 대화방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범행 가담을 권유한 정황이 담긴 메시지 캡처 사진과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 기록 등이 증거로 첨부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여학생은 사건 발생 후 3주 뒤 대학 경찰에 신고했으나, 당시 검찰은 정식 기소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학교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일부 학생에게 퇴학 및 정학 처분 등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밴 하우튼 검사장은 피해자가 사건 초기 제출한 진술서에는 집단 성폭행이나 약물 투여 관련 진술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학업을 중단한 피해 여학생이 지난 16일 코넬대와 가해 학생 7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건은 재점화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현지 학내 언론을 통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7명의 신상이 공개됐으며, 이 중 한국 국적 학생 1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코넬대는 해당 사교클럽의 학내 활동을 전면 금지 조치했다. 코넬대 측은 성명을 통해 "실질적인 처벌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엄중한 인식 속에 성폭력 대응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의 민사소송 제기를 계기로 사건 기록을 재검토한 뒤 대배심을 통해 정식 형사 기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