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의 시중은행 전환…외형보다 이익의 질

입력 2026-10-07 06:00
수정 2026-10-07 09:56
[커버스토리] 2026 베스트 금융 리더십
지역 금융 1위 -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의 경력에는 유독 ‘최초’라는 단어가 많이 따라붙는다. iM뱅크(구 대구은행) 최초의 채용형 인턴으로 시작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연구원 출신 최초의 지점장을 거쳤다. 지방은행 최초로 경영컨설팅센터 설립을 주도했으며, 국내 최초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완수했다.

1967년 iM뱅크의 설립 연도에 태어난 황 회장은 은행과 함께 성장하며 일반 직원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의 경영 역량은 기업경영컨설팅 분야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지방은행 최초로 경영컨설팅 서비스를 도입해 지역기업의 경영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지원했고, 이를 통해 은행과 지역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 회사의 역할을 단순한 ‘자금 공급’에서 기업의 성장을 돕는 ‘파트너’로 확장한 것이다.

그의 경영 역량이 가장 크게 주목받는 것은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이다. 지난 2023년 iM뱅크 은행장에 취임한 황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을 단순한 영업지역 확대가 아니라 은행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만드는 프로젝트로 접근했다. 지역 소상공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지역사회의 지지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중은행으로서 iM뱅크가 금융권에서 맡게 될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결과 대구은행은 32년 만의 신규 시중은행인 iM뱅크로 전환했다. 지방은행으로 출발해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 성장한 뒤 전국 단위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다.

황 회장이 제시한 iM뱅크의 방향은 ‘뉴 하이브리드 뱅크’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디지털 경쟁력과 지역은행이 축적해 온 중소기업 금융 역량을 결합해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금융 회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지역은행의 강점을 버리고 전국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미다. 고객 기반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중소기업 금융과 지역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라는 기존 강점을 경쟁력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그룹 전체 수익성·재무 안정성 높여

황 회장은 2024년 3월 취임 이후 ‘단기 성과주의에 매몰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성과 창출’이라는 방향성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외형 확대보다 이익의 질과 자산 건전성을 개선해 흔들리지 않는 수익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력 자회사의 체질 개선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iM뱅크의 견조한 실적과 iM증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개선 및 건전성 정상화, iM캐피탈의 자본 확충 및 신용등급 상향 등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그룹은 2025년 지배주주 당기순이익 4439억 원을 거뒀고, 올해 상반기에는 2956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비경상 비용 요인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지만, 이자 및 비이자 핵심 이익은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025년 7.29%에서 올해 상반기 9.43%로 높아졌다. 은행과 비은행 균형 성장도 순조롭게 추진되면서 올해 1분기 기준 iM뱅크 외 계열사가 그룹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질적 성장의 성과는 자본적정성 개선에서도 확인된다. 2026년 상반기 총자산이 전년 말 대비 9.1% 늘어나는 동안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은 1.7%에 그쳤다.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성장하는 내실 경영이 가시화된 것이다. 저위험·고효율 중심의 내실 성장을 이어간 결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난해 12.11%에서 올해 6월 말 12.27%로 상승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그룹이 시장과 주주에게 약속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의 1차 목표인 2027년 CET1 12.3%에 근접한 수치다.

황 회장의 다음 과제는 iM뱅크의 전국 단위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비은행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금융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질적 성장의 토대를 갖춘 가운데, 황 회장이 그간 강조해 온 ‘차별화’와 ‘지속 가능한 성과’가 iM금융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