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측 11.26% 자사주 획득…“양측 모두 과반 확보 실패, 지분 경쟁 치열” 예상

입력 2024-10-28 09:21
고려아연이 우군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에 맞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총 11.26%의 지분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소각 방침인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와 별도로 베인캐피털이 진행한 공개매수만을 통해서는 지분 1.41%에 해당하는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해 고려아연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높아지게 됐다.

고려아연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서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샀다고 밝혔다.

당초 고려아연 측은 MBK 연합보다 높은 89만원의 공개 매수가를 제시해 유통주 대부분에 해당하는 최대 약 20% 지분을 매수함으로써 MBK 연합의 공개매수를 저지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앞서 MBK 연합이 지난 14일 먼저 끝낸 공개매수를 통해 5.34% 지분을 먼저 확보함으로써 시중 유통 물량이 감소해 고려아연 측이 목표한 최대치보다 공개매수에 응한 청약이 적었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9.85% 지분(204만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한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매수한 1.41% 지분이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높아졌다.

MBK 연합은 앞선 공개매수로 38.47%까지 지분을 높여 놓아 양측의 지분 격차는 약 3%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모수가 작아져 MBK 연합 측과 최 회장 측 지분이 각각 약 43%, 40%로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 결과가 나오면 조속히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경영권 확보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져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대전을 거쳐 본격적인 주총 의결권 대결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의 적법성을 믿고 청약에 응해준 주주와 투자자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면서 “MBK와 영풍 측이 시중 유통물량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이를 통해 시장에 불확실성을 확대한 사실에 대해서도 시장교란 의도가 있다는 판단하에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