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오늘 인도 증시 상장… “車보급률 10%, 확대 여지 많아” 증권가도 긍정적

입력 2024-10-22 10:49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오늘(22일) 인도 증시에 상장한다. 현대차그룹의 첫 해외 증시 상장 사례로, 현대차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날 현지 시각으로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시 30분) 인도 뭄바이에 있는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 상장 기념식을 진행한다.

행사에는 장재훈 사장, 김언수 부사장(인도아중동대권역장) 등 현대차 서울 본사와 인도법인 주요 경영진과 임원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현지 주요 딜러사, 기관 투자자 등 관계자를 포함하면 이날 행사에 참석하는 인원은 2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은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앞서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기존 지분 17.5%를 판매하는 구주매출 방식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다.
주식 청약에 배정 물량의 2배 넘는 수요가 몰리면서 현대차그룹은 이번 상장으로 약 4조5000억원을 조달하게 됐다. 기업가치도 25조원 이상으로 인정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주말 인도로 향했다. 지난해 8월과 올해 4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인도행이다.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향과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이번 면담에서 “인도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인도 국민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현지에서 28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왔고,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빅시트 바라트(Viksit Bharat·발전된 인도) 2047' 비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조달 자금을 현지 공장 생산능력 확대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엔 인도 시장에 현지 전략형 전기 SUV '크레타 EV'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처음 출시한 SUV 모델을 전동화하는 것으로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크레타 EV 포함 총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인도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또 인도 첸나이 공장 현대화 사업도 추진한다. 앞으로 5년간 1500억 루피(약 2조5000억원)가량을 투자해 기존 설비를 개량하고, 공장 규모도 늘리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인도 첸나이 현대차 1·2공장과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푸네 지역에 현대차 3공장을 건설 중이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있는 푸네 공장은 현대차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내년 하반기 연산 17만대 규모로 완공된다. 현대차는 푸네 공장을 2028년 총 25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거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정 회장은 푸네 공장과 관련, “현대차에 있어 의미가 큰 거점이 될 것”이라며 모디 총리를 내년 공장 준공식에 초청했다.

증권가도 긍정적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바 향후 경제 발전에 따라 확대될 여지가 많다”며 “이번 상장으로 당장 현금 유입은 없지만 향후 증자 및 현대차의 직접 투자 등을 통해 빠른 자금확보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인도법인 주식 매각대금 중 관련 비용과 제세금을 뺀 약 3조원 이상의 현금이 현대차로 유입되는데 이 중 일부가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장 후 특별 주주환원이 이뤄진다면, '총주주환원율(TSR) 목표 35%'가 일찍 가시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급적으로도 개선된다는 점에서 현대차 주가 흐름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