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北 1만명 파병 준비…세계대전 첫 단계"

입력 2024-10-18 18:34
수정 2024-10-19 01:58
북한이 러시아에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상군, 기술자 등 여러 종류의 인력을 모두 합해 북한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와 맞서 싸울 병력 총 1만 명가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국정원도 이날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총 1만2000명 규모 병력을 파병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찾아 “북한 내에서 병사 1만 명을 준비시키고 있다는 첩보가 있으나 아직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나 러시아로 이동한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어 “북한이 이미 전술 인력·장교들을 (러시아에 의해) 일시적으로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로 보냈다”며 “‘두 번째 국가’가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아주 긴급한 문제이며 세계대전을 향한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관련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안보실 및 국방부 관계자들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긴급 안보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이동 및 러시아에 대한 전쟁 지원 정보를 공유했다”며 “북·러 군사 밀착이 군사물자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이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쟁을 통해 전투 경험 축적 등 전력을 증강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연합 작전을 통해 연합 방위 태세를 확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