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코베트 파트너 "자연 자본에 투자하면 '샤프 비율' 대폭 개선"

입력 2024-10-21 15:58
수정 2024-10-22 09:30
이 기사는 10월 21일 15: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체 투자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사모주식과 부동산, 인프라를 비롯해 다양한 실물 자산에도 투자를 한다. 최근 글로벌 대체투자 업계에서는 자연 자본(Natural capital)이 새로운 대체 투자 영역으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다른 대체 자산과 상관관계가 적어 자산 배분 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자연 자본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매튜 코베트 피에라캐피탈 파트너(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연 자본은 주식과 채권은 물론 부동산, 사모주식 등 다른 자산군과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며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 관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피에라캐피탈은 전통자산과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독립계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현재 운용자산은 약 1161억달러(약 159조원)에 달한다. 코베트 파트너는 피에라캐피탈에서 농업 관련 투자의 딜 소싱과 포트폴리오 관리, 오퍼레이팅 파트너 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다.

자연 자본은 한국에선 낯선 개념이지만 글로벌 대체투자 업계에선 이미 주요 투자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자연 자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직접 경작지를 가꾸고 농작물을 수확해 수익을 내는 농업과 무한 재생되는 산림 자원을 그대로 이용하는 임업으로 나눌 수 있다. 농업 영역의 기대수익률은 약 10~12%, 임업 영역은 약 9~11%다.

코베트 파트너는 포트폴리오에 자연 자본을 투자하면 '샤프 비율'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샤프 비율은 위험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다. 샤프 비율이 높을수록 수익률 변동폭이 크지 않으면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 코베트 파트너는 "기존 전통자산은 물론 대체자산과도 상관관계가 낮은 자연 자본에 투자하면 샤프 비율을 높일 수 있다"며 "상관관계가 매우 낮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적은 비율만 편입해도 샤프 비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베트 파트너는 자연 자본에 대한 투자는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차원에서도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으로 농업에 들어가는 원가도 높아지고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마진율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매출 상승이 이익 규모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농업 용지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점도 자연 자본이 인플레이션 시기에 투자처로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다.

일각에선 자연 자본의 경우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 리스크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코베트 파트너는 "농업 관련 투자를 한다면 물론 피할 수 없는 리스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후 요인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을 최대한 피하고, 기술을 도입하면 최대한 피해를 막거나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피에라캐피탈은 귤 생산지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 대신 호주에서 귤 농장을 운영한다. 플로리다는 태풍뿐 아니라 서리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서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좋은 용지를 택하는 게 중요하다. 피에라캐피탈이 미국 워싱턴에서 운영하는 사과 농장은 농 용수를 필요한 양의 두 배 이상 확보할 수 있는 곳에 터를 잡았다. 용수 공급 설비도 최신 시설로 갖췄다. 코베트 파트너는 "워싱턴 사과 농장은 평년 대비 강수량이 30% 이상 줄어도 농사를 짓는데 문제가 없다"며 "이런 방식으로 자연재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게 노하우"라고 말했다.

코베트 파트너는 지난 16~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아 자연 자본에 관심이 많은 국내 기관투자가 다수를 만났다. 코베트 파트너는 "자산 배분에 관심이 많은 일부 한국 기관투자가는 이미 자연 자본에 투자를 시작했다"며 "최근 들어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