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가계대출 개입 안 했으면 한은 금리인하 어려웠을 것"

입력 2024-10-17 15:39
수정 2024-10-17 15:40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은행들에 개입하면서 시장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에 대해 "가계대출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감원장의 발언으로 금리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됐다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7~8월 가계대출 급증과 관련해 많은 우려가 있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레고랜드 사태처럼 실제로 4~5개 은행이 금리를 정하는 과정에서 시장추세가 경쟁적인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며 "당시 발언 의도는 대출금리를 은행이 높이는 게 대출 규모를 줄이는 목적도 있었겠지만 이익이 늘어나는 추세에 (은행들이) 편승한 측면도 있다고 판단해서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발언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개입을 세게 해서 주담대 증가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지금 더 상황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8월 가계대출 증가 추세를 꺾는 것은 정부 경제팀 내에서 공감대가 있었던 부분이고 우연한 기회에 제가 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당시 그 증가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최근 한은의 금리 인하도 있기 어려웠을 것이고 부동산 급등 추세도 (완화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이상의 이자 경감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분석한 결과 25bp(0.25%포인트) 인하 한두 달 이후부터 차주들에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이상의 이자 경감효과가 있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받은 기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문제가 시장에 촉발할 문제 때문에 신규 주담대 등에 대해서는 타이트하게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며 "은행들은 가산금리 등의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어 부담이 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