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121명 중 아시아는 5명…한강, 亞 여성작가 중 첫 수상

입력 2024-10-10 23:22
수정 2024-10-11 03:01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노벨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수상자 총 121명을 배출했다.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이 밝힌 선정 기준인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쓴 사람’을 심사해 수여했지만, 아시아 작가는 소설가 한강(54)을 포함해 단 5명에 불과하다.

10일 스웨덴 한림원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역대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5명이다. 영국 식민지 통치를 받던 시기 인도의 대문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시집 <기탄잘리>로 1913년 아시아인 최초로 수상했다. 타고르는 당시 ‘아시아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는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타고르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다. 야스나리는 작품별로 노벨문학상을 선정하던 때인 1968년 <설국>으로 상을 받았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雪國)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로 시작하는 소설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입부로 평가받는다.

야스나리에 이어 세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도 일본이 배출했다. 작가의 작품 전체를 평가하기 시작한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작고한 겐자부로는 <개인적 체험> <만엔 원년의 풋볼> 등을 집필했다. 사회 운동가로 활동하며 ‘일본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가받던 그는 “개인의 내면을 그리면서 사회로 이어지는 인간을 묘사한다”며 한국 대표 소설가 황석영을 높게 평가했다.

가장 최근 아시아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은 2012년 중국 소설가 모옌이다. ‘말을 하지 않는다(莫言)’는 뜻의 필명을 쓰는 그는 중국의 프란츠 카프카, 윌리엄 포크너로 불리며 중국 현대문학의 기수로 꼽힌다. 2000년 중국 출신 극작가 가오싱젠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력이 있지만 1987년 망명한 프랑스 국적으로 받아 아시아 수상자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