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 편입에 성공했다. 2022년 9월 관찰대상국(Watch List) 지위에 오른 지 네 번째 도전만이다. 증권가는 WGBI 지수 편입이 시중금리 안정과 향후 정부 재정 운용의 버팀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0일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에는 국채시장 규모(500억달러 이상), 신용등급(A- 이상) 등 정량 기준과 함께 시장접근성으로 불리는 정성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한국은 지난 7월부터 외환시장 구조개선안을 시행하는 등 시장접근성 상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시장접근성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닌 실무 이행에 대한 투자자의 피드백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를 앞두고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은 개선안의 시행 기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내년 편입에 좀 더 무게를 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기대가 낮았던 만큼 이번 WGBI 편입은 '서프라이즈'로 평가되며, 이벤트 및 모멘텀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국채 매수 시 단기적인 시중금리의 하향 안정화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WGBI 지수 편입 발표 이후 실제 지수에 반영되는 일정은 내년 11월부터다.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의 편입 비중은 2.22%에 달한다. 편입 국가 중 9번째 규모다.
전체적인 편입 비중 자체가 큰 만큼 비중은 지수 반영 후 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규모가 큰 국가들 위주로 비중이 줄며 지역적으로는 아시아의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공 연구원은 "편입 이후 유예기간을 분기 단위로 적용하면 내년 11월부터 분기마다 139억~167억달러(19조~22조원)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며 "이는 최근 6개월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평균 국고채 경쟁입찰 발행 계획 규모인 11조5000억원과 비교할 때 유의미한 매수 주체가 등장했단 해석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WGBI에 편입되는 국채의 평균 듀레이션이 7.5년으로 추정되는 만큼 외국인의 장기물 투자 비중 확대로 인한 수익률곡선의 평탄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라면서 "장기 구조적인 측면에서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은 외국인들의 국채 매수 확대로 시장금리 안정, 채권 투자 기반의 저변 확대, 재정 운용에 대한 기여 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외환 수급 여건의 개선을 통한 외환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