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상장에...맥쿼리PE, '1조 잭팟' 터진다

입력 2024-10-08 15:56
이 기사는 10월 08일 15: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 CNS가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에 착수하면서 주요 주주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PE본부(맥쿼리PE)가 5년 만에 1조원가량의 투자 차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과정에서 약 1938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 예정 주식 가운데 절반인 약 969만주는 신주모집이며 나머지 절반은 구주 매출로 잡았다. 구주 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일부를 새로운 투자자에 매각하는 것이다.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돌아간다.

증권업계에선 LG CNS의 재무적투자자(FI) 맥쿼리PE가 구주 매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상장 자체가 맥쿼리PE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성격이 강해서다. 맥쿼리PE는 2020년 4월 1조원가량에 LG CNS 지분 35%를 인수했다. LG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 FI인 맥쿼리PE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LG CNS는 내년 4월까지 IPO를 진행하는 계약도 맺었다.

맥쿼리PE의 지분율이 35%에 달하는 만큼 이번 공모 과정에서 지분율을 최대한 낮출 계획이다. 최대한 많은 구주를 매각하길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이후 LG CNS 주가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맥쿼리PE 지분율을 낮출 필요가 크다는 평가다. 통상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FI 지분율이 높을수록 상장 이후 오버행(매각 대기 물량) 우려가 커진다.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도 신주 모집과 구주 매출을 각 50%로 공모 구조를 짰다. 구주매출은 전량 HD현대마린솔루션의 FI인 사모펀드 KKR의 지분이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LG CNS 최대주주인 ㈜LG가 구주매출을 하기엔 공모 흥행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앞선 HD현대마린솔루션 사례를 참고해 맥쿼리PE만 구주 매출에 나서는 공모 구조를 수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LG CNS 예상 기업가치는 6조~7조원이다. 맥쿼리PE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1조9000억~2조2000억원에 달한다. 투자 5년 만에 약 1조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게 된다.

맥쿼리PE가 홀로 구주 매출에 나선다면 상장 과정에서만 6000억~700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배당·자본재조정(리파이낸싱) 등으로 2000억원 이상을 회수한 만큼 이번 상장으로 투자 원금 대부분을 회수할 전망이다. 잔여 지분은 일정 기간 보호예수를 거친 뒤 시간을 두고 장내에서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한 범LG 오너일가도 이번 LG CNS 상장으로 상당한 지분 평가 이익을 본다. 구광모 회장(1.1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0.84%), 구본준 LX그룹 회장(0.28%), 구본식 LT그룹 회장 (0.14%) 등이 LG CNS 주요 주주다.

LG CNS는 구광모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유일한 계열사다. 2018년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이 보유했던 LG CNS 지분 1.12%를 ㈜LG 지분 8.76% 등과 함께 상속받았다.

세무당국은 당시 LG CNS의 지분 가치를 주당 2만9200원으로 매겨 약 284억원에 대한 상속세를 부과했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구 회장이 보유한 LG CNS 지분 가치는 약 700억~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속세 납부 당시와 비교하면 지분 가치가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