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서 첫 전사자…2006년 악몽 재연?

입력 2024-10-03 18:00
수정 2024-10-04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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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방어한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레바논 내 지상작전 과정에서 이스라엘군 사망자가 8명 발생하는 등 양측의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2일(현지시간) 베이루트 도심을 목표로 공습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밤 12시 무렵 베이루트 남쪽 교외를 세 차례 공습했으며, 3일 새벽에는 베이루트 도심과 인근 지역을 공격했다. IDF는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 무장대원 1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IDF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240발이 넘는 로켓을 발사했다.

레바논 내 지상작전 과정에서 숨진 이스라엘 장병은 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해 헤즈볼라 기지를 겨냥한 국지적 작전을 개시한 이후 이스라엘 측에서 전사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 마룬알라스 마을에 침투한 이스라엘군과 전투가 벌어졌다”며 “마을로 접근하던 이스라엘군 메르카바 탱크 석 대를 로켓으로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전사자 발생이 이스라엘의 침공 규모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P는 “2006년 상황을 방불케 한다”며 “당시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 4명이 전사한 것을 시작으로 34일간 전면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이 이번 지상작전을 제한적이고 국지적이며 표적화된 공습이라고 설명하지만 국경에 집결한 다수의 탱크와 병력 수천 명은 이스라엘이 예고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침공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북쪽 레바논 전선에 병력을 추가 투입하며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을 겨냥한 공세도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2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거주지역을 공습해 전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위를 제거했다. 나스랄라는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겨냥한 공습도 이어갔다. 이날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 학교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8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목표로 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