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활용한 업무 혁명...‘2024 넥스트 아이디어 포럼’ 개최

입력 2024-10-15 09:12
수정 2024-10-15 09:30
[넥스트 아이디어 포럼]


“한국 도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PR 기사를 쉽게 쓸 수 있을까.”

한경비즈니스는 9월 24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2024 넥스트 아이디어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포럼에는 도시 문헌학자인 김시덕 박사와 이승필 사용성연구소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김 박사는 ‘한국 도시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이 대표는 ‘생성형 AI의 실무업무 활용’에 대해 각각 강연을 펼쳤다. 국내 주요 기업의 홍보 및 마케팅 담당자 약 150명이 참석했다.

첫째 연사로 나선 김 박사는 서울 강남에서 전남 땅끝마을까지 전국 143개 지역을 직접 돌아보며 쓴 책 ‘한국 도시의 미래’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수많은 도시가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들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그는 이날 강연에서 “대서울권으로의 인구 집중 현상이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가치, 더 높아질 것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 고도화가 한국의 인구를 수도권으로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김 박사는 “과거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에 노출돼 있었다”며 “이런 이유로 정부는 주요 산업단지들을 수도권에서 떨어진 부산, 구미 등 이른바 ‘동남권’에 조성했고 그 결과 지방 도시들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박사는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 지역이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들게 됐다”며 “기업들이 더 이상 생산공장 등을 지방에 지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여러 대기업이 지방이 아닌 수도권을 신규 생산공장 부지로 낙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 박사는 “앞으로는 자본과 사람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자연히 서울 핵심 지역의 가치도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른바 ‘강남권’의 확장도 예상했다. 향후엔 충남 천안, 아산 등까지 강남권으로 분류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경부선, KTX, SRT를 타면 1시간 만에 천안, 아산 등까지 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아산만 보더라도 SRT 등이 연결되면서 최근에는 거대한 도시로 변신했다”며 “서울과 연결되는 수도권 도시들이 앞으로 빠르게 인구가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은 더욱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김 박사는 “지역 소멸은 자연스러운 현상 중의 하나”라며 “혁신도시처럼 인위적으로 인구를 재배치하거나 공장·학교 등의 수도권 진입을 규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역 소멸을 늦추기 위한 방법으로는 콤팩트시티(압축도시)를 제시했다. 그는 “기존의 도심 바깥에 택지를 새로 개발하는 등 신도시를 만들면 인구가 늘어난다는 과거의 경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둘째 강연자로 나선 AI 전문가 이승필 대표는 실시간 시연과 함께 ‘생성형 AI’의 활용법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등장한 생성형 AI는 과거에 컴퓨터가 할 수 없다고 여겼던 홍보·마케팅 분야는 물론 제품 개발, IT 부서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해결해야 할 문제

최근 매켄지앤드컴퍼니에서 실시한 기업 및 조직의 AI 도입 현황 설문 결과(The state of AI in early 2024)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가장 많이 사용된 부문은 ‘마케팅 및 세일즈’다. 전체 응답자 중 34%가 생성형 AI를 꾸준히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다음으로는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부문으로 전체 응답자 중 23%가 응답했다.

이 대표는 PR 기사 작성을 예로 들었다. AI를 활용하지 않는 경우 기사 작성 프로세스는 우선 내부 부서나 관계자로부터 PR 기사 작성 요청서를 받고 요청서의 내용을 검토해 핵심 메시지와 목표를 ‘직접’ 정한다. 구글이나 네이버로 관련 정보, 데이터, 인터뷰 등을 수집해 기사의 근거를 마련한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로 PR 담당자가 기사 구조를 설계하고 초안을 작성한다. 사람이 직접 검토하고 수정해 팀 내에서 피드백을 거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반면 생성형 AI를 활용해 PR 기사를 작성하면 요청 수신 이후 MS 365코파일럿, 챗GPT로 요청서의 내용을 검토하고 핵심 메시지와 목표를 빠르게 정한다. 퍼플렉시티(Perplexity), 챗GPT, 딥엘(DeepL)을 활용해 관련 정보 및 데이터, 인터뷰 등을 수집해 기사의 근거를 마련한다. 이후 GPTs, 클로드, MS 365코파일럿, 미드저니 등을 통해 기사 구조를 설계하고 초안을 작성하면 GPTs(자동 검토 봇)로 팀 내에서 피드백을 빠르게 받는다.

실제 딜로이트 2분기 보고서를 보면 기대했던 효과를 이미 달성했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은 18~36% 수준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전문성이 ‘높음’ 또는 ‘매우 높음 수준’이라고 응답한 조직은 생성형 AI를 훨씬 더 공격적으로 도입·활용하고 있었고 다른 조직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높은 전문성을 갖춘 조직은 평균적으로 8개 부서 중 1.4개 부서에서 대규모로 생성형 AI를 활용했다.

다만 국내에서 생성형 AI 활용은 아직 도입 수준이라고 이 대표는 분석했다. 그는 “아직도 챗GPT 안 쓰는 사람 많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기업 강의를 하면 의외로 챗GPT를 안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유료이기도 하고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9700여 명을 설문한 결과 챗GPT의 국내 사용비율은 13.4%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유료 사용률은 5.7%에 그쳤다.

이 대표는 데이터의 부정확성이 챗GPT의 진입장벽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에 왜 많이 못 쓰냐고 물어보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챗GPT 얼마나 신뢰할 수 있죠?’”라며 “아직 데이터가 아직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 직장인들이 많이 못 쓰는 이유로 꼽힌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신뢰 구축을 위해 생성형 AI가 해결해야 문제는 두 가지라고 주장했다. ‘생성형 AI의 결과물의 품질과 신뢰성’, ‘생성형 AI가 직원을 대체하지 않고도 업무를 수월하게 해줄 것이라는 확신’이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하며 AI를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해야 전문 조직과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AI가 우리 일자리 뺏는다?’ 말이 안 된다”며 “오히려 AI의 도움을 받는 상황이다. AI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뒤처지는 것이고 AI를 활용하는 사람에게 직장을 뺏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김태림 기자 enyou@hankyung.com,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