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카페 가나요" 인기 폭발…'역대급 호황'에 창업 러시

입력 2024-09-23 10:20
수정 2024-09-23 11:24

경기 김포시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점주 송모씨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두달 여 앞둔 요즘 매우 바쁘다. 그는 "매년 이맘때면 고등학교 중간고사 기간과 막바지 수능 준비 수험생들이 겹쳐 매출이 정점을 찍곤 한다"며 "그런데 올해는 유독 손님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주택가 곳곳의 '스터디카페'가 최근 찾아오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의대 증원의 여파로 급증한 'n수생'들과 최근 중학생, 고등학생 중간고사 기간이 겹치면서 수요가 폭발했다. 최근 스터디카페를 새로 차리는 자영업자도 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의대증원에 늘어나는 'n수생'...스터디카페 찾는다 2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에서 이미 한번 이상 시험을 치렀던 'n수생'은 16만1784명으로 2004학년도(18만4317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학 재학 중 수능을 응시하는 '반수생' 지원자가 크게 는 탓이다. 종로학원이 6월 모의평가와 본수능 접수자 간 차이로 추정한 반수생 지원자는 9만3195명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n수생'들은 수능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스터디카페의 주요 고객이다. 업계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에 따라 재수와 반수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손님도 최근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이들이 연휴, 방과 후에 공부할 공간을 찾으며 스터디카페도 '역대급 호황'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서울 대치동에서 추석연휴 기간 스터디카페를 방문했다는 고등학생 서모씨는 "연휴 동안 모든 스터디카페에 자리가 없다시피 해 겨우 예약해 자리를 구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공간이 밀폐된 독서실과 달리 열린 공간인 스터디카페에서 공부 효율이 더 높다고 설명한다.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더 자극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카페 및 독서실보다 합리적 가격도 장점이다. 서울시내 스터디카페의 한 달 정기권은 15만~20만원 사이로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매일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카페를 방문하는 가격(5000원 안팎)보다 저렴하다. 스터디카페 일부는 커피나 다과가 무료인 곳도 많아 가성비도 뛰어나다.호황에 이어지는 '창업 러시'...점주간 경쟁 치열문제는 스터디카페 호황으로 '창업 러시'가 이어지며 점포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는 점이다. 국내 1위 스터디카페 브랜드 '작심'은 지난 8년간 매년 50개 씩 매장을 늘리며 몸집을 불렸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스터디카페 등을 포함한 교습소·공부방 점포(사업자)는 2019년 3만3880명에서 올해 6월 5만7646명으로 70.15% 늘어났다. 업계는 이중 운영되는 스터디카페를 1만5000~2만개로 추정하고 있다.

스터디카페 점주 송모씨는 "2022년 오픈한 뒤 인근에 스터디카페 두 곳이 더 생겼다"며 "손님을 유치하려면 이용권 할인에 정기권 연장 프로모션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