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잠재시장 규모는 9조달러(약 1경2000조원)에 달합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 연사로 나서 “기술적으로 이미 로봇은 사람이 하는 일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 대표가 언급한 9조달러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예측한 시장 규모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로봇 수요가 커지는 미국·유럽 시장에 한정해 이 같은 수치를 내놨다. 범위를 전 세계로 넓히면 로봇산업의 잠재시장 규모는 훨씬 커진다. 류 대표는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시장에서 로봇이 사용되는 비율을 뜻하는 침투율은 2%에 불과하다”며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규제 등으로 로봇이 이용되지 못하는 영역이 많은 탓인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인구 감소 추세가 로봇 시장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에선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 동안 부산시 인구와 비슷한 321만 명의 생산가능인구가 사라진다”며 “급격하게 줄어드는 노동력 문제를 로봇이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류 대표는 로봇 시장 중에서도 협동로봇 부문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봇 시장은 크게 산업용 로봇과 협동로봇으로 나뉜다.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달리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게 특징이다. 류 대표는 “로봇 시장이 9조달러 규모로 커지려면 결국 사람을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단순히 로봇이라는 설비를 산업 현장에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두산로보틱스의 목표로 잡았다. 그는 “무거운 물건을 나르거나 뜨거운 기름 앞에서 요리하는 등 위험한 일에 로봇을 투입하는 작업부터 하고 있다”며 “고객사에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글로벌 로봇 관련 기업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