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검색에 특화한 서비스부터 가상의 인물과 감성적인 대화를 하거나 업무에 특화한 기능을 제공하는 등 ‘뾰족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검색 대신 답변 주는 퍼플렉시티
미국의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SK텔레콤과 손잡고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회사는 오픈AI 출신 개발자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설립한 회사다. 세계 5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챗봇 사용성 평가에서 오픈AI, 구글, 클로드 등의 서비스를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퍼플렉시티는 다른 생성 AI 서비스와 달리 검색에 특화됐다. 다만 기존 검색 서비스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퍼플렉시티 초기 화면은 구글처럼 검색어를 입력하는 화면만 나온다. 결과물은 전혀 다르다. 구글은 검색 키워드와 관련된 웹사이트 링크를 순서대로 보여준다. 광고가 결과물 중간에 섞여 있는 데다 검색 엔진 최적화(SEO)를 통해 검색어와 관련이 낮은 광고성 글이 나오는 일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원하는 결과물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퍼플렉시티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답변을 위해 참고한 링크도 띄워준다. 스리니바스 CEO는 “퍼플렉시티는 사용자 질문에 가장 관련성이 높고 정확한 정보를 식별하기 위한 자체 검색 인덱스와 랭킹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질문에 간결하게 답하고 환각 현상을 피할 수 있도록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정교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색어 10개를 입력해 링크 100개를 여는 대신 바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며 “검색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우리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퍼플렉시티는 SK텔레콤과 협력해 한국어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인터넷 검색 환경과 문화에 적합한 검색으로 SK텔레콤은 한국어 데이터, 문화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 엔진 파인튜닝 등을 맡는다. SK텔레콤은 자사 이용자를 대상으로 퍼플렉시티 유료 모델인 프로 버전 1년 이용권을 제공하고 나섰다.○상황극, 데이팅 AI도 등장
정보를 얻거나 업무에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재미를 위한 AI 서비스도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캐릭터닷AI는 구글의 AI 연구원으로 생성형 AI 등장의 기반이 되는 트랜스포머 알고리즘 연구에 참여한 노엄 샤지어가 2021년 세운 회사다. 이 회사는 다양한 가상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AI 채팅 플랫폼을 제공한다. 캐릭터들은 각각 고유의 성격과 배경 관심사를 갖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 이 서비스는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다음으로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다. 챗봇 서비스 이루다로 논란이 된 스캐터랩은 올해 4월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제타를 선보였다. 자체 개발한 소규모언어모델(SLM)을 활용한 서비스로 이용자들은 원하는 캐릭터를 AI로 구현할 수 있다. AI 챗봇과 상황극을 하며 자신만의 이야기, 세계관을 형성하는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영상과 오디오 생성 AI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음악 제작 AI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 업체는 수노와 유디오다. 두 서비스 모두 텍스트로 프롬프트를 입력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시빗AI(civitai)는 AI 아트 생성 커뮤니티를 위한 모델 공유 플랫폼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과 리소스를 제공한다.
데이팅 AI 앱도 등장했다. 유맥스는 이용자의 사진을 분석하고 점수를 매긴 뒤 이성에게 매력적인 사진을 제작해준다. 룩스맥스는 이용자의 목소리를 분석해 매력도를 평가한다. 리즈는 사용자가 올린 대화 스크린샷을 분석해 상대방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제안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대화형 AI 서비스 시장은 올해 132억달러(약 17조7000억원)에서 2030년 499억달러(약 6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