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없는 물건 안사요"…잘 나갔던 할인점도 폐업 속출

입력 2024-08-14 14:59
수정 2024-08-14 15:22


미국의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할인 소매업체 빅랏츠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수백개의 상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전체 매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빅랏츠는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이달 들어 1달러 밑도는 동전주(페니주)로 전락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빅랏츠는 재정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파산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미국 전역의 3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 조치했다.

빅랏츠가 6월에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서 고객들의 지출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10% 감소하고 2억5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며 최대 40개 매장을 닫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빅랏츠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재정 확보를 위해 갱신된 대출 계약에 따라 폐쇄 매장의 수를 315개로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빅랏츠는 자사 홈페이지에 1389개 매장 중 수백개 매장의 영업 종료 목록을 게시했다.

빅랏츠는 이날 성명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고객과 비즈니스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매장 공간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매장이 수익성이 높지만 실적이 저조한 일부 매장을 폐쇄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브루스 손 빅랏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보도자료를 통해 “핵심 고객들의 지속적인 소비지출 감소, 특히 재량품목(필수적인 생활용품이 아닌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품목)의 판매 부진으로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SEC에 낸 서류에는 회사의 재정 상태가 더 심각했다. 2022년 대출에 대한 잠재적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상당한 수준이며 회사의 운영 능력에 대해 상당한 의심이 든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빅랏츠의 주가는 한때 70달러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최고점 대비 98% 떨어져 이날 0.98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비필수 품목에 대한 지출을 줄이면서 많은 소매업자가 타격을 입었고 일부 업체는 폐업에 이르렀다. 134년 역사의 가구 및 전자제품 소매업체인 콘스 홈플러스는 최근 파산 신청을 하고 모든 매장을 폐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또 밥스 스토어와 99센트 온리 스토어도 폐업했다.

조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