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아쉬운 결과가 나왔는지, 나도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결승 진출 실패에 이어 31일(이하 한국시간) 계영 800m에서도 저조한 기록을 맞닥뜨린 수영 대표팀 황선우(21·강원도청)가 난감한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황선우는 이날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마지막 영자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그의 차례에 이미 한국의 순위는 9개국 중에 8위였기 때문에 메달 획득은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역영을 펼치며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황선우가 받아 든 구간 기록 1분45초99는 상당히 아쉬운 성적표였다. 지난 2월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선우는 자신이 맡은 마지막 200m를 1분43초76 만에 갈랐다. 파리올림픽에서의 구간 기록은 이보다 2초23이나 느렸고, 한국 대표팀의 기록도 도하에서보다 5초 이상 쳐졌다.
자유형 200m 우승 후보로 각광받으며 파리에 도착한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9위(1분45초92)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회 연속 자유형 200m 세계선수권에서 금, 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에게는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황선우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유형 200m 1분44초40으로 우승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의 기록이 1분44초72였다는 점에서, 황선우의 부진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선우는 계영 800m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올림픽에서는 당연히 긴장을 하지만, 나는 긴장을 한다고 해서 몸에 부하가 오는 유형이 아니다"라며 "연습할 때 페이스도 괜찮았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나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도쿄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늘 메달을 따서, 지금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고도 했다.
하지만 황선우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올림픽 무대는 정말 쉽지 않다는 것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고, 내 수영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며 "아직 혼계영 출전이 남았는데, 대회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지금보다 더 수영에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