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국민 평형(국평)이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50억원 시대'가 열렸습니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포구 반포동 원조 대장 아파트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29일 50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이 면적대 직전 거래는 43억원이었는데 이보다 7억원이 더 뛰었습니다. 올해 첫 거래인 37억5000만원(3월)보다는 12억5000만원 폭등한 수준입니다.
이런 상승세는 주변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같은 동에 있는 신축 단지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도 지난달 7일 49억8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9월 43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는데 약 9개월 만에 6억8000만원에 뛰었습니다.
2022년 재건축이 진행 중인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가 73억원에 거래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추가 분담금 없이 소형 면적대 1가구를 더 받거나, 대형 면적대를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국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입니다.
반포동을 중심으로 '국평이 50억원'에 거래됐단 소문은 지난달 초부터 지역 부동산 시장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 있는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에도 문의 전화가 빗발치는 등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집값을 띄우려고 일부러 소문을 내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반포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와중에 반포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며 "아무래도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무성했던 소문은 결국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거래가 신고되면서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반포동의 위상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NH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반포 아파트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원펜타스'를 비롯해 '메이플자이'와 '래미안 트리니원' 등 신축이 줄줄이 대기 중인 가운데 '디에이치클래스트' 입주로 반포권역의 위상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포가 강남 3구와 달리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점도 집값 상승요인으로 꼽힙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에서 집을 사려면 2년 동안 실거주 의무가 생겨 매매와 임대가 제한됩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를 못해 수요가 제한적입니다. '풍선 효과'로 반포동이 수혜를 입었단 얘기입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실수요 시장이 계속될수록 '가장 똘똘한 한 채'로 주거 상향 이동 움직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아파트 최상급지로서 시장을 국지화하며 반포권역의 진입수요는 꾸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