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시 바이든 행정부와 일관된 대북 외교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목표는 분명하다"고 방송에서 밝힌 바 있어, 대북 원칙론자로서 면모를 유지할 전망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시 한미간 합의한 '핵협의그룹(NCG)' 등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으로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유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2019년에는 미 민주당 대선후보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그해 8월 미국외교협회(CFR)은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를 대상으로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일부 해체하는 대가로 부분적 제재 완화 합의문에 서명할 것인가'라고 해리스에게 질문했다. 그는 당시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러브레터를 교환하진 않겠다는 점을 보장하겠다는 말부터 시작하겠다"고 적은 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실질적 양보도 담보하지 못한 채 김정은에게 홍보의 승리를 안겨줬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은 할 일이 심각할 것"이라고 썼다.
작년 9월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있어 우리는 매우 분명하고 일치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외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결국 바이든 참모가 해리스 참모가 되니 외교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을 1순위에, 해리스 당선을 2순위로 두고 정책을 추진하는 게 현실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의 재집권시 바이든 정부 때 한미가 합의한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NCG)의 정상적인 가동 여부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는 세계 안보 상황에 따라 미국의 군사력 건재를 과시하려는 것이기도 하다"며 "트럼프가 집권해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비용을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미 의회를 상대로 한 외교를 통해 한미 'NCG 입법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동현/김종우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