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美 나스닥 IPO '숨고르기'...수익성 증명까지 '험난'

입력 2024-07-19 15:05
이 기사는 07월 19일 15: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미국 나스닥 시장 기업공개(IPO)의 적정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을 앞세워 매출 규모를 키워가고 있지만, 1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란 가장 큰 과제가 남았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연내 미국 나스닥 IPO를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상장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블룸버그 등에서 7월 나스닥 상장 절차를 밟을 것이란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야놀자는 아직 상장 시기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야놀자가 상장 시기를 놓고 고심하는 주된 이유는 희망 기업가치를 인정받기엔 시장 분위기가 녹록지 않아서다. 10조~12조원가량의 기업가치를 노리고 있으나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도 쉽게 인정받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야놀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667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올렸다. 2020년 이후 3년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163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49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엔 아직 수익성이 저조하다. 수익성을 증명하거나 미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여행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되고 있는 하나투어의 경우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약 2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매출 4120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올렸다. 야놀자보다 매출은 작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많다.

야놀자는 야놀자 플랫폼(여행·여가), 클라우드(숙박 관련 IT 솔루션), 인터파크트리플(온라인 티켓 판매)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친다. 이 가운데 최근 야놀자 실적을 견인하는 건 클라우드 부문이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021년 336억원에서 2022년 1079억원, 2023년 1733억원으로 증가했다. 야놀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0.2%에서 지난해 22.6%로 높아졌다.

2019년 이지테크노시스와 인도 야놀자클라우드솔루션을 시작으로 2021년 산하정보기술, 2022년 인포시스템, 2023년 고글로벌트래블(GGT) 등 클라우드 솔루션 관련 기업을 연이어 인수한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다.

해외에서 야놀자 클라우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일각에선 상장 전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도 보고 있다. 야놀자는 하나투어, 카카오VX 등 다양한 회사의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동시에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선 여행 및 여가 상품으로 영역을 더욱 확대하는 시나리오다. 추가로 기업을 인수하면 인수 절차 및 연결 재무제표 작성 등을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야놀자는 그동안 공격적인 M&A으로 사업을 확장해온 곳이다. 쿨라우드 부문 외에도 2016년 호텔나우, 2019년 데일리호텔, 2021년 데이블, 2022년 인터파크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도 미국 인소프트를 인수하고 국내 기업 모두투어에 지분 투자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 보여왔다.

IB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는 미국 상장이라는 목표를 세운 대신 시간에 쫓겨 상장하진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