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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엔화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엔화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 상장지수펀드(ETF)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1.4%로 집계됐다. 이 ETF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엔화 가치 상승에 동시 베팅하는 상품으로 출시 2개월 만에 개인 순매수 규모가 5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30년 만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비슷한 상품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8%)보다 같은 기간 수익률이 낮다.
일본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ETF 가운데 환헤지형과 노출형 간 수익률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환헤지 상품인 ‘ACE 일본Nikkei225’와 환노출 상품인 ‘TIGER 일본니케이225’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각각 17.9%, 13.8%다. 엔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환노출 상품의 수익률도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연초 140엔 초반 수준이었으나 최근 150엔 선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난 21일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기조가 나타났다. 일본 경제가 최근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오는 4월께로 점쳐지던 일본 중앙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도 불확실해졌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