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스 시대…스페이스X 꿈꾸는 K-스타트업

입력 2024-02-12 15:16
수정 2024-02-12 15:35
뉴스페이스(민간우주개발)시대가 다가오면서 제2의 스페이스X를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발사체를 만드는 업체와 위성추적을 위한 안테나 개발 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우주 스타트업 1호 상장기업인 컨텍을 시작으로 올해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와 이노스페이스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5월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우주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발사체 페리지·이노, 올해 상장우주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페리지)는 200kg 이하 인공위성을 지구 상공 저궤도(500km 안팎)로 수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사체 재사용을 위한 수직 이착륙 시험에 성공했다. 페리지의 시험기체인 블루웨일0.3은 고도 100m까지 수직으로 올라 호버링(정지비행) 후 정해진 위치로 수직 착륙했다. 발사체 이착륙 기술은 인공위성 수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에 발사체 기업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페리지는 내년 독자 개발한 소형 발사체 블루웨일1 발사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위성 업체와 부품 회사 등 업체 네 곳과 함께 수송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페리지는 엔진과 탱크 등의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다. 발사체 엔진의 경우 재사용이 용이한 액체 메탄 엔진을 활용할 계획이다. 고체 엔진은 내부에 탄소 찌꺼기가 달라붙어 배관이 막혀 재사용에 적합하지 않다. 로켓 중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탱크는 탄소섬유 복합재(CFRP)로 만들어 무게를 크게 줄였다. CFRP는 같은 크기의 철과 비교해 무게는 4분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하다. 페리지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3분기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을 공동 선정했다. 누적 투자금은 470억원으로 메이슨캐피탈과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도 소형위성을 우주 궤도까지 올리는 발사체 기업이다. 민간 기업 중 최초로 민간발사체(한빛-TLV)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노스페이스는 페리지와 달리 고체 연료와 액체 연료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엔진은 고체와 액체 연료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폭발 위험성이 적어 안전하고 구조가 단순해 제조시간이 짧다. 추력과 속도 제어도 가능하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 증권이다. 누적 투자금은 700억원으로 지난해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에서 25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다. ○위성·안테나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위성 개발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나라스페이스)는 한국 1호 초소형 위성 제조 업체다. 가로·세로 20cm와 높이 40cm 크기의 초소형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위성이 찍어온 사진을 분석하는 위성 데이터 분석 플랫폼 ‘어스페이퍼’를 개발 중이다.



나라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첫 상업용 초소형 관측 위성 옵저버1A를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싣고 발사했다. 지난 1월 부산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미국 캘리포니아 등 세계 주요 도시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25kg급 초소형 지구 관측 위성을 직접 개발해 영상 수신까지 성공한 사례는 세계 최초다. 나라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초소형 위성 100개 이상을 우주로 보낼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올해 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티엘은 저궤도 위성지상국 안테나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초속 7.5km로 움직이는 저궤도 위성과 통신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자동으로 위성을 추적하는 안테나 시스템이 필수다. 지티엘은 궤도 분석 알고리즘과 정밀 모션 제어가 가능한 안테나 포지셔너 등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정 각도에서 위성 신호가 끊기는 키홀 현상도 없앴다. 앞으로 수만개 위성이 우주로 발사될 것을 고려하면 신호와 영상을 수신할 지상 안테나 시스템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