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1년 후 물가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유가 하락과 공공요금 동결 기대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0%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3월(2.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7월 4.7%까지 상승했다가 점차 둔화해 지난해 7월 3.3%, 10월 3.4%, 12월 3.2% 등으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확대된 영향"이라며 "먹거리 관련 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상승 폭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가 올해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발표해 물가가 안정되리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6으로 전월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가 100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8월(103.3) 이후 5개월 만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07에서 99로 하락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적으면 100을 밑돈다. 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은 한 달 사이 금리 하락 전망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황 팀장은 "조사 기간 중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했다"며 "이제 금리 인상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뉴스도 나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포인트 내린 92를 기록했다. 1년 뒤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상승을 예상하는 비중보다 커졌다는 뜻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대출 규제 강화, 고금리 지속 등으로 주택경기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9~16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