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천광역시에서 저출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태아부터 18세까지의 성장 단계를 중단없이 지원하는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정책을 발표했다. 중앙정부의 기존 지원금 7200만원을 유지하면서 인천에서 추가로 2800만원을 지원하는 대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정책 발표 후 여론이 분분하다. 우선 중앙정부의 지원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7200만원에 달하는 정부 지원의 구성을 보면 임신·출산 의료비 100만원, 첫만남 이용권 200만원, 0~1세 부모급여 1800만원, 0~7세 아동수당 960만원, 0~5세 보육료와 급식비 2540만원, 그리고 초·중·고 교육비 1650만원이다. 필자가 20여 년 전 아이를 가졌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되는 지원이다. 인천은 여기에 1~7세 수당을 월 10만원 높이고 8~18세를 대상으로 월 15만원 수당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 신혼부부들은 반길 만하다.
그런데 현금 지원이 적절한 저출산 대책이냐는 여론도 적지 않다.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현금 지원은 효율성이 낮은 정책이다. 정책이 목표한 용도로 현금이 제대로 쓰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금 지원이 출산율 개선에 효과가 없다는 학술 연구도 많다.
하지만 각자 필요가 다르므로 현물과 서비스 지원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다수의 경제학자는 현금 지원을 최후의 정책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금 지원이 필요 없는 것일까? 현금 지원의 대표 정책인 아동수당은 주요 선진국이 갖춘 보편적인 가족 지원 정책이다. 한국보다 합계출산율이 두 배 가까이 높은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 등은 적어도 16~18세까지 수당을 지급하고, 일본은 중학생까지 지급하던 수당을 고등학생으로 확대하는 대책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수당은 양육비 부담 경감과 아동 복지 증진을 최우선 목적으로 하는데, 프랑스처럼 다자녀에게만 수당을 지급하면 출산율 개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출산 대응 정부 지출이 적정한지를 평가할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족 지출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자주 비교한다. 가장 최신인 2019년 자료를 보면 한국의 비중은 1.4%로 OECD 평균인 2.1%에 한참 뒤처져 있다. 세분하면 현물(서비스) 지출 비중은 OECD 평균과 비슷하고, 현금 지출 비중은 OECD 하위권이다.
한국의 아동수당 등 현금 지원은 절대 규모가 작고 생애 초기에 지나치게 집중된 문제가 있다. 저출산 대응을 위한 특단 대책에 앞서 적어도 선진국 수준의 가족 지원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지 않을까. 현금 지원 맹신은 금물이지만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최후의 정책 수단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