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인 여성 경찰과 2년 넘게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남성 경찰에 대한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행정부(백강진 부장판사)는 A 경사가 전북경찰청을 상대로 낸 강등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A 경사는 지난 2018년 10월 4일부터 2020년 12월 28일까지 도내 한 경찰서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B 경사(여)와 518회 이상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으며 이 기간에 초과 근무 수당을 부당 수령한 사실이 적발돼 1계급 강등됐다.
해당 기간 A 경사는 미혼인 B 경사 집에서 숙박하고 출근하거나 영화를 보고 함께 놀이공원에 가는 등 일반적인 연인처럼 데이트를 즐겼다.
특히 A 경사는 사무실이 아닌 B 경사 집 등 다른 장소에 있으면서도 초과 근무 수당과 출장 수당 명목으로 총 600여만 원을 부당 수령했다.
사실을 알게 된 A 경사 아내는 남편의 방문 장소와 동선이 저장된 구글 계정 타임라인을 날짜별로 캡처해 전북경찰청에 진정을 냈다.
전북경찰청 징계위원회는 품위 유지 의무 위반(불건전 이성 교제)과 성실 의무 및 복종 의무 위반을 인정해 A 경사에게 강등 처분(당시 경위→경사)을 내렸다.
그러나 A 경사는 "B 경사 집에서 자고 아침이나 약을 사다 주고 단둘이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간 사실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불건전한 이성 관계를 맺은 바 없고 아내가 몰래 본인 위치 정보를 수집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 경사 아내의 증거 수집 수단·방법이 사회 질서에 현저히 반하거나 상대방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지 않는다면서 증거 능력으로 봤다.
재판부는 "원고는 감찰 조사에서 ‘B 경사와 직장 동료 이상의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있고,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다 보니 친해지게 됐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볼 때 두 사람 관계는 건전하다고 볼 수 없다"라며 "원고의 비위 내용과 신분 등을 감안하면 비위 정도가 절대 가볍지 않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경사는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징계 사유가 있는 공무원에게 처분을 내리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이라며 "일부 오차가 있을 순 있지만 징계 사유를 뒷받침하는 데 오류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원고에 대한 강등 처분은 적법하다"고 A 씨의 항소도 기각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