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에 새우등 터진 英반도체 기업

입력 2023-11-23 17:54
수정 2023-11-2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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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엔비디아의 잠재적 라이벌’로 불리던 영국 반도체 스타트업 그래프코어가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로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래프코어는 22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판매를 종료하고, 직원도 모두 정리해고할 예정이다. 그래프코어 대변인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 사업을 계속 축소해왔다”고 밝혔다. 그래프코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다.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된 그래프코어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스타트업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AI용 반도체 개발에 주력해왔다. 설립 첫해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로부터 5000만달러를 조달한 뒤 지난해까지 7억3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2020년 투자 라운드에선 기업가치가 25억달러에 달했다.

주요 고객사들이 반도체 구매를 중단하면서 매출이 쪼그라들며 손실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영국 기업등록소에 따르면 지난해 그래프코어의 매출은 전년 대비 46% 감소한 270만달러로 집계됐다. 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11% 늘어난 2억460만달러로 작년 말 기준 현금 보유액(1억5700만달러)을 넘어섰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