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통치 아래 두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침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하며 충돌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뜻에 반해 가자지구를 점령하면 이란 등 주변국과 무장단체들에 개입의 빌미를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과의 기자회견에서 “현재 형태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우리가 싸워 이 모든 것을 끝낸 후 가자지구에 대한 책임을 넘겨받을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과거 서안과 가자지구를 모두 통치했으나 2007년 하마스와 내전 끝에 서안지구로 밀려났고,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통치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우리가 평화와 두 국가 해법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가자와 서안 지구는 하나의 통치 구조 아래 재통합돼야 하며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다시 힘을 찾은 뒤 맡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와 관련해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불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포위·봉쇄 불가 △가자지구 영역 축소 불가 등의 원칙도 재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이 같은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전후 가자지구의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지 않았고 그의 장관들은 이를 축하하기까지 했다”며 “우리는 가자지구에 테러를 지지하고 장려하는 행정부를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협상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교전을 일시 중지하고 인질 수십 명을 석방하는 데 곧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합의 조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등은 50명 또는 그 이상의 인질이 24시간 단위로 석방되는 동안 최소 5일간 전투 작전을 중단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지난달 7일 가자지구로 납치해간 240명가량의 인질 석방을 위해 카타르의 중재로 하마스와 협상을 벌여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