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10% 넘게 급락하고 있다. 두 종목에 대한 매도 보고서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서다. 개인 투자자들이 하나증권과 외국계 증권사를 공매도 세력으로 규정하고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주주와 증권사들의 전쟁이 2차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오후 3시 기준 에코프로는 13.97% 내린 73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도 10.54% 내린 25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은 공매도 전면 금지 첫 거래일(6일)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이날 주가 급락으로 상승분을 절반 이상 반납했다.
이날 하나증권은 에코프로 목표주가를 기존 55만5000원에서 42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했다. 하나증권이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리포트를 낸 것은 지난 8월 4일 이후 3개 월만이다. 다른 증권사들은 지난 5월 이후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을 포기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냈다. 전날 골드만삭스는 에코프로비엠 12개월 목표가를 12만원으로 제시하고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노무라증권은 에코프로비엠 목표가를 기존 35만원에서 29만원으로 내려 잡고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이들 증권사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기업가치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회사의 가치를 합산한 지주사 에코프로의 가치는 10조9000억원인데, 현재 시가총액은 22조9000억원으로 현 주가는 사실상 밸류에이션 공백 상태”라고 언급했다. 골드만삭스는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bull’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세력이 환매수에 나서기 위해 매도 리포트 등을 동원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직전인 지난 3일 기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각각 1조1442억원, 1조1610억원에 달한다.
개인들은 매도 보고서를 낸 하나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실명을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일부 주주는 하나증권 주식계좌 해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에코프로 주가가 급등할 때마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주가가 과열 상태에 있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