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R&D 예산 3분의1은 표지갈이식 사업"

입력 2023-11-01 09:51
수정 2023-11-01 09:54
내년 글로벌 연구개발(R&D) 예산이 1.8조원으로 급증한 가운데 이 중 약 6400억원은 표지갈이식 사업이며, 신규 사업 2700억원도 급조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구 갑)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글로벌 R&D 예산 현황’에 따르면 글로벌 R&D 중 6360억원은 작년에 글로벌 R&D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업을 새롭게 편입시켰거나, 기존 사업명에 단순히 ‘글로벌’이름만 붙인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의 사업은 기존에 있던 사업 전체가 글로벌 R&D로 새롭게 분류됐으며, 11개 사업은 일부 내역 사업이 추가로 글로벌 R&D로 분류됐다., 과기부의 ‘집단연구지원’사업의 경우 기존에 운영하던 선도연구센터 사업을 글로벌 선도연구센터로 이름만 변경했다.

41개 신규사업 규모는 2674억원으로 사업 전체가 신설되거나 내역사업이 신설됐다. 나머지 9000억의 글로벌 예산은 23년도에 4500억원 규모었던 사업들을 증액·조정해 만들었다.

조승래 의원은 “과기부가 당초 올해 6월에 편성한 글로벌 R&D 규모가 6000억원 수준이었는데, 불과 두달만에 1.8조원 규모로 3배 가량 늘리다보니 부실한 표지갈이식 예산, 급조한 신규 예산, 과도한 증액 등이 발생했다”며 “국회 심의 단계에서 이러한 부실 예산들을 철저히 검증해 모두 삭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기부가 어떤 근거로 글로벌 R&D 예산을 구분하는지 의문이다.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조차 자신들의 사업이 R&D 예산으로 분류돼 있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대통령 한마디에 졸속으로 편성된 예산들은 모두 삭감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꼭 필요한 R&D 예산들을 증액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