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거래(B2B) 마켓 센싱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대기업 부품사가 파악해야 할 대상 기업 정보는 평균 250개사, 5만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입니다. 통상 3개월 걸리는 분석 작업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면 3분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수요예측 결과도 정확한 편이라 기업들의 재고부담을 상당히 줄여줍니다. AI가 비즈니스 영역에 따라서 굉장히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데, 이런 가치 장출의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경닷컴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2023 한경 디지털 ABCD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조성준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사진)는 특히 B2B 비즈니스 과정에서 AI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국내 데이터마이닝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AI 대전환의 시대 실생활에 들어온 AI' 주제 발표에서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AI 기술이 침투해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보면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느냐에 따라 맞춤형으로 계속해서 영상을 추천해주고 있다. 은행 업무 역시 계좌 개설, 송금, 대출 등 대면업무를 모두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AI 기술이 녹아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B2B 영역에서 AI 기술을 적용하면 보다 더 많은 가치 창출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스마트폰 부품사의 경우 거래처인 애플의 판매 추이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시에 부품 공급을 하려면 판매 추이를 미리 예측하고, 이에 맞는 물량을 준비하는 게 재고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어의 스마트폰 판매 추이를 미리 예상하면 좋지만 실제로 이를 파악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때 챗GPT와 같은 AI 기술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물량 예측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100% 커버리지 수준으로 기업별 핵심 사항을 원하는 방향으로 요약해 살펴볼 수 있다"며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S사 스마트폰 판매량을 예측해 본 결과 실제와 거의 같은 흐름을 보였다. 평균 오차는 불과 2.91% 수준으로, 인간 애널리스트의 허용 오차 5%내외보다 훨씬 더 정확한 예측 결과를 보였다"고 부연했다.
이어 "비즈니스 과정에서 제품 기획, 설계,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 따라 AI 적용이 가능하다. 업무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AI 구축과 적용하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임직원 교육 역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기조연설 이후 나승두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을 비롯해 △김재인 카카오브레인 부사장 △김경전 구글클라우드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매니저 △김용범 네이버 서치US 기술총괄 △권좌근 LG AI연구원 AI 비즈니스 팀장이 기업들의 AI 서비스와 적용 사례를 발표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