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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글로벌 투자 수요가 안전자산으로 몰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금을 비롯해 미국 국채, 달러화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에서 벌어진 무력 충돌로 인해 글로벌 투자 수요가 안전자산에 쏠리고 있다. 미국 증시가 개장하기 전부터 대표 지수 선물 가격은 하락했고, 안전자산 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날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8포인트(0.26%) 상승했다. 무력 충돌이 일어나기 전부터 달러화는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투기성 투자자들의 달러에 대한 롱(매수) 베팅은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자산 매니저들의 달러 쇼트(매도) 베팅은 10월 이후 최저치로 감소했다.
안전자산인 금 선물(12월물) 가격도 이날 오전 2시40분께 전장 대비 19.80달러(1.07%) 오른 트로이온스(31.1g)당 1864.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무력 충돌 이전까지 단기 하락하던 금 가격이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 선물 가격은 이달 5일 1831.8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무력 충돌이 빚어지며 5일 이후 3거래일간 34.4달러(1.87%) 치솟아 1870달러 선에 근접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거세지던 미 국채 매도세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날 오전 1시께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33%포인트(0.69%) 하락(국채 가격 상승)한 연 4.75%를 기록했다. 피터 카디요 스파르탄캐피털 수석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지정학적 위험으로 금이나 달러 같은 자산을 매입하는 투자자가 늘고 그간 매도세를 보이던 미국 국채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