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2차 동간격 넓혀 재건축

입력 2023-09-13 17:56
수정 2023-09-14 01:24
서울 서초구 신반포12차 아파트(투시도)가 동 간 간격을 넓혀 ‘통경축을 확보하라’는 서울시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건축심의 문턱을 넘어섰다. 통경축은 아파트 단지 내 중간중간을 비워 조망권과 개방감을 확보한 공간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아파트를 고층으로 짓는 가운데 경관상 열린 단지를 조성하려는 서울시 건축심의의 트렌드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제15차 건축위원회에서 서초구 잠원동 50의 5 일대 ‘신반포12차 아파트 주택정비형 재건축사업’ 건축계획안을 가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이 단지는 용적률 290%를 적용받아 지상 35층, 5개 동, 432가구(공공주택 45가구)로 탈바꿈한다. 조합은 지난 건축심의 의견을 반영해 동 간 거리를 넓게 조정했다. 대신 주동 디자인을 수정하면서 가구 수가 472가구에서 432가구로 줄어들었다.

단지 내부에는 어린이집과 경로당을 더 짓고 중심에 들어설 근린생활시설과 단지를 연결하는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하기로 했다. 옥상과 주동 입면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제로에너지빌딩(ZEB) 규제에 적합한 단지를 계획했다.

통경축을 확보하라는 서울시 요구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자인을 수정하거나 동수를 줄이는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건축심의에서는 관악구 봉천14구역(용적률 270%)의 건축계획안을 통과시키면서 통경축을 확보하기 위해 판상형 대신 타워형으로 건축하라는 의견이 달렸다.

중랑구 상봉재정비촉진지구 상봉7구역(용적률 830%)은 지난 7월 열린 건축심의에서 최고 43층, 5개 동 계획안을 바꿔 49층, 4개 동 타워형으로 확정했다. 층수를 43층에서 47층으로 늘리는 대신 동수를 하나 줄인 것이다. 가구 수도 913가구에서 841가구로 감소했다.

당시 봉천1-1구역(용적률 269%)도 동수를 10개 동에서 8개 동으로 줄여 남쪽에서 바라볼 때 통경축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을 채워 건축계획을 세우다 보니 건축물 높이가 많이 올라가고 있다”며 “용적률을 높인 주상복합 건물 건축계획을 조합에서 타워형이 아니라 판상형으로 짜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