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으로 세계 첨단 산업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자 일부 유럽 국가는 맞불 성격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독일은 내년도 예산에 576억유로(약 84조원) 규모의 기후변화기금(KTF)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F에는 인텔·TSMC 등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비용이 포함됐다. 독일 정부는 드레스덴에 신설되는 TSMC 반도체 공장에 수년간 약 200억유로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인텔의 마그데부르크 반도체 공장 확장에는 전체 투자액의 약 3분의 1인 100억유로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가스 난방 시설 등을 친환경 대체품으로 전환하는 리모델링(270억유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장(47억유로) 사업 등도 KTF에 포함됐다.
프랑스는 지난 5월 ‘녹색산업법’을 발표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해외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프랑스 내 친환경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공장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30년까지 200억유로에 달하는 민간 투자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