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다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물가 상승률 둔화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종료 기대감에 대형 은행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반영됐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증시 침체기였던 2022년을 마치 겪지 않은 모습이란 평가마저 나온다.○3대 지수, 15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18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366.58포인트(1.06%) 오른 3만 4951.93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올라 2021년 3월 이후 최장기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모두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 500 지수는 32.19포인트(0.71%) 오른 4554.98에, 나스닥 지수는 108.69포인트(0.76%) 오른 1만 4353.6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큰 폭 오른 데는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대형 금융사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영향이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분기에 주당순이익 88센트를 기록했는데 레피니티브의 추정치 주당 84센트를 웃도는 실적이다. 해당 기간 매출은 253억 3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250억 5000만 달러를 훨씬 상회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발표 자료에서 "미국 경제가 탄력적인 고용 시장과 함께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 종가는 전날보다 4.42% 상승한 30.75달러였다.
같은 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6.5% 급등했다. 모건스탠리 또한 2분기에 주당순이익 1.24달러를 벌어들였는데 레피티니브 추정치 1.15 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매출은 134억 6000만 달러로 예상치 130억 8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14일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씨티그룹의 어닝서프라이즈에 더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의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자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기업들의 실적도 기대치를 넘어섰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중 84%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순이익 전망치를 상회했다.
○AI주식 여전히 강세이날 뉴욕 증시를 끌어올린 또 다른 축은 인공지능(AI)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챗 GPT 개발사 오픈AI의 인공지능(AI)이 장착된 'MS 365 코파일럿' 이용료를 시장 예상보다 높은 1인당 월 30달러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MS 주가는4.0% 치솟았다.
엔비디아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엔비디아는 전거래일보다 2.22% 상승한 474.94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 비벡 아리아가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등급을 유지하며 목표가를 기존의 500 달러에서 550 달러로 상향한 영향이 크다. 그는 보고서에서 “엔비디아가 생성형 AI에 필요한 반도체 시장 75%를 장악하고 있다”며 “모든 기업이 AI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향후 순익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시장이 너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PNC 자산 관리 그룹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아만다 아가티는 "FOMO(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가 너무 커져서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바닥이 드러나는 마지막 순간에 몰려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자 비용이 늘어난 것도 위험 요소다. Fed에 따르면 지난 1년여 동안 자동차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약 3% 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신용카드 이자는 연 16%에서 최대 연 22%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박신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