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통신사' 기다리는 28GHz…할당가 3분의 1로 줄었다

입력 2023-07-11 15:53
수정 2023-07-11 16:08


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용 28기가헤르츠(GHz) 주파수의 가격을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통신 3사 위주인 시장 구조를 바꾸기 위해 신규사업자 진입을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첫 납부금을 낮추고 의무 투자 기지국의 수도 줄이는 등 ‘당근’을 내놨지만 통신 시장이 포화된 상태여서 여전히 시장 진입이 까다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5G 28GHz 신규 사업자 주파수 할당 계획(안)’에 대한 공개 토론회에서 28GHz 주파수의 할당 방식과 조건 등을 공개했다. 이 주파수는 KT,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지난 5월 반납했던 대역이다. 정부는 28GHz 주파수를 전국 단위로 할당할 때 최저경쟁가격을 740억원으로 산정했다. 2018년 통신 3사에게 이 대역 주파수를 판매했을 때 제시했던 최저경쟁가격(2072억원)과 비교하면 36%에 불과하다.


다른 조건도 완화됐다. 정부는 28GHz 주파수를 이용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기지국의 수를 전국 단위 사업 3년차(2026년) 기준 6000대로 제시했다. 통신 3사가 이 주파수를 사들였을 때의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던 기지국 수(1만5000대)의 40% 수준이다. 신규 사업자는 전국권과 지역권 가운데 원하는 단위로도 주파수 할당을 신청할 수 있다.

주파수 할당 이전에 내야 하는 첫 납부금도 전체 납부금의 25%에서 10%로 줄었다. 이후 네 차례 내는 납부금이 점차 늘어나 마지막에 30%를 내는 구조다. 하준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파수정책과장은 “매출이 늘어나는 사업 후반부에 계약금을 더 내는 쪽으로 해 진입 문턱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주파수의 할당 계획을 이달 중 확정 공고한 뒤 올 4분기 중 할당 신청을 접수하기로 했다. 사업자는 주파수 할당을 받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진입 장벽을 낮췄지만 여전히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통신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28GHz 신규 사업자는 망 투자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28GHz에 특화된 사업모델이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