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이 미국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도 테슬라 전기차 전용 슈퍼차저(급속 충전기)에 사용되는 북미충전규격기준(NACS)을 따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테슬라의 NACS가 스마트폰 충전 분야에서의 ‘C타입’처럼 결국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폭스바겐은 29일(현지시간) “폭스바겐그룹과 그 산하 브랜드는 현재 북미 고객을 위해 테슬라 NACS 구현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테슬라와의 ‘충전 동맹’에 합류한 데 이어 리비안과 볼보도 동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렉서스와 스텔란티스 등도 NACS 사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테슬라가 완성차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는 소식에 차지포인트 등 미국의 중소 충전전문업체 역시 앞다퉈 NACS 도입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에 폭스바겐까지 테슬라와 손을 잡는다면 포드와 GM을 비롯해 글로벌 대표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테슬라 영향권에 속하게 된다”고 전했다. 테슬라와 포드, GM은 미국 전기차 시장 1~3위 업체다. 세 곳의 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충전시설도 핵심 시장이다.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북미 지역에 1만9000개가량 설치돼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