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사진)를 소환해 조사했다.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50억 클럽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금품을 받기로 약속한 인물들을 말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22일 박 전 특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대장동 일당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금품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에 관해 캐물었다. 지난해 7월 ‘대장동 2기 수사팀’ 출범 후 박 전 특검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1기 수사팀은 2021년 11월과 지난해 1월 박 전 특검을 소환 조사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을 거두진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수사에서 새롭게 드러난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박 전 특검을 소환했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병을 확보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시절인 2014년 11월 우리은행을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지분 투자자로 참여시켜주는 대가로 부동산 등 200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있다. 우리은행은 당초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2015년 3월 심사부의 반대로 뜻을 접었다. 그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15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여신의향서를 냈다. 그 후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평가항목 중 자금조달 부문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검찰은 우리은행의 역할이 예상보다 축소되면서 박 전 특검이 약속받은 금품 규모도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었다고 보고 있다. 이 50억원 가운데 일부가 실제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박 전 특검의 자금 흐름도 추적 중이다. 특히 박 전 특검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있던 2015년 7월~2016년 11월 급여로 받은 2억5500만원과 그의 딸이 화천대유로부터 빌린 11억원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의 딸이 2021년 6월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권용훈/김진성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