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16일 입법예고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5일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권고한 지 11일 만이다. 이르면 다음달 개정안 공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방통위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의 골자는 한국전력이 징수하는 전기요금에 TV 수신료를 합산 청구하는 현재 관행을 금지하는 것이다. “지정받은 자(한전)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업무과 관련된 고지행위를 결합하여 행할 수 있다”는 시행령 43조 2항을 “고지행위를 결합하여 행하여서는 아니된다”로 바꾸는 것이다.
방통위는 입법예고 기간을 10일로 정했다. 통상 입법예고 기간은 40일이지만 긴급한 사안일 때는 법제처와 협의를 통해 단축할 수 있다. 방통위는 ‘신속한 국민의 권리보호’를 단축 이유로 들었다. 입법예고가 끝난 뒤 이르면 오는 28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방통위는 여당 측 인사 2명과 야당 측 인사 1명으로 구성돼 통과 가능성이 높다. 이후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심의·의결, 대통령 재가 등의 과정을 거쳐 공포가 이뤄진다.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 월 2500원인 TV 수신료가 전기요금과 별도로 청구된다. 현재 수신료 2500원 중 2261원이 KBS에, 70원이 EBS에 배분되고 있다. 한전은 징수 위탁 수수료 명목으로 169원을 가져간다. 지난해 기준 KBS가 수신료로 얻은 수입은 6935억원으로 방송사 전체 매출의 45% 수준이다.
TV 수신료는 1963년부터 징수됐고, 1994년부터 한전의 전기요금 고지서에 합산해 징수됐다. 대통령실이 지난 3월 9일부터 한 달간 TV 수신료 징수 관련 국민참여토론을 한 결과에 따르면 참여자의 97%가 통합징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했다고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밝혔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