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서 급하게 나왔는데…" 시민들 아침부터 '혼비백산'

입력 2023-05-31 11:13
수정 2023-05-31 11:38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직후 서울시에서 경계경보를 발령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30분 만에 오발령이라고 행정안전부 발표하기 전까지 후속 지침도 나오지 않아 시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 41분 “오늘 6시 32분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위급 재난문자를 보냈다. 일부 지역에선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피 안내 방송도 나왔다.

경계경보란 적(敵)의 지상 공격 또는 침투가 예상되거나 적의 항공기 또는 유도탄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민방공 경보다.


이른 새벽 회사로 향하던 직장인들은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경기도 등으로 향허던 출퇴근 버스가 길가에 멈춰서기도 했다. 삼성그룹 등 일부 회사들은 경계경보 발령 후 오전 9시인 출근 시간을 10시로 늦추기도 했다.

삼성생명에 다니는 김모씨는 “경기 김포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집을 나서던 중 ‘출근 시간을 10시로 늦춘다’는 문자가 와 집으로 돌아갔다”며 “입사 후 이런 사례가 처음이어서 불안감에 떨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오발령 발표 후 출근 시간이 다시 오전 9시로 바뀌면서 회사에 늦었다”고 했다.


재난알림문자엔 경보 발령에 대한 설명이 없어 “전쟁이 난 것 같다”고 생각한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창천동에 사는 박모 씨는 “잠을 자던 중 경보가 울려 티셔츠와 바지, 휴대폰 보조배터리 등을 급히 챙겨 아파트 지하로 갔다”며 “무슨 일인지 설명도 없고 뉴스도 찾아볼 수 없어 당황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안내 부실로 인터넷 접속자가 몰리면서 네이버가 한 때 먹통이 되기도 했다. 서울 논현동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네이버 접속이 안돼 추가 지시가 나올 때까지 멍하니 있었다”며 “다음부터는 대피소 안내 어플리케이션인 안전디딤돌 등을 설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 58분쯤엔 서울시 일부 지역에서 “일상생활에 전념하라”는 내용의 정정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오발령이란 문자메시지도 돌면서 다시 출근길에 나서는 시민이 많았다.

택시 기사들은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혼란 상황에서 출근이 늦어진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 서초동에서 오전 8시께 만난 택시기사 최모씨는 “평소 출근시간에 손님을 많아야 네 명 정도 태우는데 오늘은 이미 여섯 명을 태웠다”며 “계속 택시 콜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훈/이광식/조철오/장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