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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 빅테크 업체의 클라우드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이번주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이들 빅테크 업체의 클라우드 부문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기업이 이에 대응해 인공지능(AI)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의 AWS와 MS의 애저, 구글 클라우드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모두 합쳐 1570억달러에 이른다. 이들의 작년 매출 성장률은 AWS가 28.8%, 애저가 37.2%, 구글 클라우드가 36.8%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올해 1분기(1~3월)에 이들 기업의 합산 매출 성장률은 크게 둔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팩트셋과 비저블알파의 전문가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21%에 그쳐 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4분기(10~12월)보다 4%포인트 이상 낮으며 역대 최저 수준이다. 2분기(4~6월)에는 20% 아래로 떨어지며 둔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MS 애저의 올해 연간 매출 성장률은 사상 최저인 27%, 구글 클라우드의 1분기 매출 성장률은 29%에 그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보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이 이들 빅테크 업체 입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성장세 둔화는 주가에 부정적인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들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생성형 AI를 결합하며 주가를 부양해왔다.
MS는 가장 먼저 지난 1월 회사 제품 전반에 오픈AI의 챗GPT 기술을 결합하겠다고 밝히며 주가에 불을 지폈다. 이후 주가는 현재까지 21%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나스닥 상승폭의 두 배에 이른다. 이후 맞대응에 나선 알파벳의 주가는 16% 상승했다. 아마존이 가장 뒤늦은 이달 14일 생성형 AI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 주가는 9% 올랐다.
시장에서는 생성형 AI가 이들 기업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비용은 크게 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호란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AWS와 애저의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며 "이들 기업은 경제에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며 기존의 인프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칼 케어스테드 UBS 애널리시트는 "기업 고객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클라우드에 대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역사적인 통념보다 훨씬 크다"며 "기업들의 최적화 노력이 생각보다 훨씬 심층적이며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만큼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 둔화가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알파벳과 MS는 오는 25일(현지시간), 아마존은 27일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