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송파·강동구 반등…바닥 다가왔나

입력 2023-04-20 17:48
수정 2023-04-27 20:30
이번주 서울 서초구와 강동구 아파트값이 상승 반전했다. 이미 오름세로 바뀐 송파구와 동작구도 1주일 전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강남구(-0.01%)를 제외한 강남권 전역이 일제히 반등한 셈이다. 부동산 시장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권에서 급매 소진 이후 상승 거래가 잇따르면서 바닥이 가까워진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 둔화와 미분양,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악재가 여전해 추세적 상승세로 전환한다고 보기에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2주 연속 낙폭 감소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7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한 주 전(-0.17%) 대비 0.13% 내렸다. 서울도 0.08% 하락하며, 1주일 전 낙폭(-0.11%)보다 줄었다.

서울 내에서 서초구, 강동구 등 강남권의 상승 전환이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전 주 대비 0.04% 올라 2022년 7월 25일(0.01%) 이후 9개월여 만에 플러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강동구도 0.01% 올라 상승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송파구는 전주 0.02%에서 이번주 0.04%로, 동작구는 0.01%에서 0.03%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강남구만 지난주와 동일한 -0.01%로 집계됐다.

송파구 대단지는 급매 소진 후 호가가 수천만원씩 올랐다. 지난 1월 18억원대(18억7000만원)까지 주저앉았던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21억5000만원과 21억8500만원에 계약됐다. 3개월 만에 21억원대에 안착했다.

강동구와 동작구 등 범강남권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강동구 선도 아파트로 꼽히는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4일 16억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주택형이 1월 14억47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1억5000만원 넘게 올랐다. 동작구 상도동 ‘상도역 롯데캐슬파크엘’ 전용 59㎡는 6일 11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2월(10억2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뛰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남 핵심지의 아파트값이 반등하면서 강동·동작구 등 범강남권도 같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 수원 등 수도권 일부도 회복세서울에서 급매물 소진 이후 일부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특히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3%대까지 떨어지고 특례보금자리론 효과까지 가세하면서 ‘갈아타기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노원구(-0.13%→-0.03%) 강북구(-0.21%→-0.11%) 등 서울 외곽 지역도 낙폭이 크게 줄어드는 등 낙폭이 둔화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도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특수를 누리고 있는 용인시 처인구가 0.24% 오르며 4주 연속 집값이 상승했다. 수원 영통구(0.07%), 인천 서구(0.06%)·미추홀구(0.03%)·연수구(0.01%), 경기 화성시(0.01%) 등도 이번주 집값이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번주 강남권 반등세를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긍정 신호로 보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강남권 아파트가격이 낙폭을 줄이다가 반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시장을 옥죄던 국내 금리의 방향성이 잡히면서 급매가 소진되고 있다”며 “세금 등 금리 이외 불확실성은 집주인이 충분히 버틸 수준이고 점차 나아질 것이기 때문에 집값은 바닥 다지기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데드 캣 바운스’(하락장 속 일시적 반등)로 아직 바닥을 논하기엔 성급하다는 관측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은 소득이나 물가에 비해 여전히 비싸고 경기침체와 역전세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부동산 시장이 출렁일 수 있어 추세적 상승보다는 기술적 반등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심은지/이인혁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