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360억 사모채 조달…PF가 가른 금리

입력 2023-03-10 15:58
수정 2023-03-13 10:06
이 기사는 03월 10일 15: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사모채 360억원을 5%대에 조달했다. 다른 건설사들이 줄줄이 7% 넘는 금리에 발행하고 있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에서 비껴가며 낮은 금리에 발행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날 SK에코플랜트는 360억원어치 1년 6개월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5.8%로 책정됐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신용 보강 도움 없이 낮은 금리에 조달에 성공했다.

다른 건설사들은 7~9%에 조달하고 있는데 반해 SK에코플랜트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발행하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28일 발행한 200억원어치 회사채의 조달금리는 연 7.2%였다. 지난달 태영건설과 이수건설은 각각 연 7.8%, 9.0%에 발행했다. 태영건설과 신세계건설, KCC건설이 신용보증기금 P-CBO를 통한 조달 금리(5%대)와 비슷한 수준에 해당한다.

SK에코플랜트 신용등급이 다른 건설사보다 우량한 것은 아니다. SK에코플랜트 신용등급은 A-로 KCC건설과 같다. 태영건설(A)이나 신세계건설(A), 대우건설(A)보다 오히려 낮은 등급을 보유 중이다.

SK에코플랜트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발행할 수 있는 것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의 건설사업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830억원으로 건설사 가운데 적은 편이다. 태영건설이나 대우건설이 조단위 PF 보증 금액을 갖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2021년 5월 사명을 변경한 SK에코플랜트는 전통적인 건설업에서 환경·에너지 분야에 진출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0년 국내 종합 환경 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해 환경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2021년 새한환경, 대원그린에너지 등 폐기물 업체 인수, 지난해 폐기물 처리 업체 제이에이그린 인수 등으로 시장지배력을 키우는 중이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미국 블룸에너지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한 뒤 2021년 블룸에너지 투자를 통해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건설채로 보기 어렵다는 말이 있을 만큼 다른 기업으로 바뀌어나가고 있다"며 "그 부분을 발행할 때 많이 어필하며 금리를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62년 협우산업으로 출발한 SK에코플랜트는 1977년 선경그룹에 인수돼 사명을 선경종합건설로 바꿨다. 1998년 SK건설로 이름을 변경했다. 지난해 기준 시공 능력순위 9위에 해당한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