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평수 산다고 돈 더 내라네요"…아파트 주차비 논란

입력 2023-03-07 11:21
수정 2023-03-07 11:28

수도권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입주민 주차료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차 공간은 부족한 데 비해 차량 등록 수가 늘어나면서 유사한 논란이 곳곳에서 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의 모 신축 아파트에서는 최근 '주차장 운영 규정 동의서'라는 제목의 문서가 입주민 사이에 공유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 동의서에는 아파트 평수를 기준으로 가구당 주차 대수에 따른 주차비를 산정한 별도의 표가 포함됐다. 이때 전용면적 59㎡ 이상인 세대는 차량 1대당 주차료가 무료다. 그러나 36㎡와 44㎡ 세대는 월 주차비로 1대당 각각 1만6000원과 9000원 상당의 요금이 책정됐다. 또한 전용면적 59㎡ 이상인 세대는 최대 2대까지 주차가 가능한 것과 달리 나머지 평수는 차량 2대부터 주차가 불가하다고 표시됐다.

제보자 A씨는 연합뉴스에 "작은 평수라고 주차비를 더 내라는 것도 억울한데 2대 이상은 주차할 수 없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평수와 상관없이 최소 1대 주차 무료는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입주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정된 주차 공간에서 평수별 지분율을 토대로 주차비를 책정하는 것은 정당한 조치라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도 부천의 모 신축 아파트에서도 유사한 문제로 입주민 간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 이상 세대의 경우 차량 1대당 주차비가 무료다. 하지만 39㎡ 세대는 별도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39㎡ 세대는 차량 2대 이상 주차도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과 부천의 이들 두 아파트는 각각 가구당 주차 가능 대수가 1.19대와 1.27대다.

이러한 아파트 주차비 징수 논란은 주차장 시설이 입주민 차량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탓에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한 가구에서 2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는 경우도 많아 아파트의 한정된 주차면을 입주민끼리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인지가 주민 커뮤니티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등록 외부 차량에 대한 엄격한 관리와 한시적 이중 주차 허용 등 대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주차장 면적이 부족하기 때문에 뾰족한 답을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천의 세대별 차량 등록 대수는 2010년 0.87대에서 2020년 1.32대로 10년 사이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2016년 개정된 인천시 주차장 설치 기준에 따르면 인천 공동주택은 전용면적과 상관없이 가구당 최소 1대 이상의 주차 공간만 확보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