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칠성 돌아온다

입력 2023-03-03 18:08
수정 2023-03-04 01:19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로 컴백한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음료의 건강·헬스케어 사업에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식품업계에선 신 회장의 관심이 큰 롯데칠성의 와인, 위스키 관련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고 3일 공시했다.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건 3년 만이다.

신 회장은 그룹의 중점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2019년 말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롯데쇼핑, 호텔롯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의 등기임원도 그만뒀다.

신 회장이 사내이사로 경영 일선에 참여하는 건 해당 계열사가 추진 중인 사업을 직접 살피겠다는 책임경영의 의지로 읽힌다. 현재 신 회장이 등기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계열사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캐논코리아와 그룹 모태 롯데제과 4곳이다.

식품업계에선 롯데칠성이 신 회장의 등기이사 컴백을 계기로 건강·헬스케어 분야에서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복귀와 관련해 “책임경영 강화와 글로벌 투자, 인수합병(M&A), 사업 확장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빅썸바이오라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스타트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롯데칠성음료가 당류를 줄인 ‘제로 음료’와 건강기능성 음료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헬스&웰니스’를 신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다.

신 회장이 위스키, 와인 등 고급 주류 사업을 직접 챙겨 관련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인허가를 완료하고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스키 증류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이 오랫동안 해외 유명 와이너리 인수를 검토해온 만큼 신 회장의 복귀를 계기로 빠른 의사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