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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월가 최고 투자은행(IB)으로 꼽혀온 골드만삭스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위축 등으로 주력인 투자자문 부문에서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소매 부문이 없어 금리 인상기 혜택을 보지 못한 것도 컸다.
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월가에서 누구보다 많은 돈을 벌었던 골드만삭스 상황이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많은 투자은행이 구제금융에 들어갔을 때도 역대급 수익을 올렸다. 2009년 순익은 133억9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골드만삭스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 등을 배출하며 ‘월가 최고 IB’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발표된 작년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 골드만삭스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05억9000만달러로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07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순이익은 13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 외신들은 “2011년 3분기 이후 추정치에 가장 미달하는 실적”이라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골드만삭스의 부진한 실적 배경으로 주력 부문에서의 수입 감소를 꼽았다. 골드만삭스의 주력 부문은 투자 자문인데 지난해 M&A 등으로 벌어들이던 수수료가 급감했다.
경쟁사와 달리 수익 다각화에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모건스탠리, JP모간체이스 등은 투자자문 등 부문에서 수입이 급감했지만 다른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모건스탠리는 소비자 자산운용 부문에서 역대 최대 성적을 기록하며 손실을 만회했다.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금리 차이 확대로 이자 마진이 크게 개선됐다. 이코노미스트는 “골드만삭스는 변동성이 큰 투자자문 부문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제 투자자들은 예측할 수 있는 수익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