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가 16일 만에 막을 내렸지만 산업계에는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업계 누적 피해액은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화물연대가 운송거부 철회를 결정한 가운데 조합원들의 현장 복귀가 이어지면서 물류 회복세에는 속도가 붙었다.
9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인한 누적 피해액은 약 4조1000억원이다. 가장 피해가 큰 산업은 철강과 석유화학으로 각각 1조5000억원, 1조4000억원에 달한다.
현장에서는 조합원 복귀가 본격화하면서 물류 흐름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철강재 출하량은 9일 오전 10시 기준 평시 대비 63%로 운송거부 기간(48%)에 비해 개선됐다. 석유화학 출하량은 운송거부 기간 20%에서 8일 52%로 회복했다.
동조 파업으로 치명타를 걱정했던 건설 현장의 회복세도 빠르다. 시멘트는 9일 오후 5시 기준 21만t이 운송돼 평시 대비 112%, 레미콘은 37만6000㎥(8일 기준)가 생산돼 평시 대비 75% 수준으로 회복했다.
정유업계의 경우 재고 부족 등록 주유소는 9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총 49곳으로 전일(61곳) 대비 12곳 감소했다. 항만 물류도 정상화를 향해 가는 추세다.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하루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124%를 기록했다.
정부는 피해 기업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산업부는 한국무역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 업종별 협회에서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피해를 본 중소 화주의 손해배상소송을 대행하는 등의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