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최악 지났다…"이익 회복 구간 진입"

입력 2022-11-24 08:51
수정 2022-11-24 08:52


중국 락다운 영향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는 올 여름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부터 비용 효율화 노력의 성과로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고성장과 모멘텀 강화 요인이 상존하는 아모레퍼시픽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황이 개선된다면 매출 개선에 따른 이익 개선 강도가 강할 수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2000원(1.73%) 오른 1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6년 만에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약세를 보였던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최근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한국 영화 서비스가 재개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정상회담 비공개 논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문화·인적 교류 중요성,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공감했다고 전해졌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강력한 코로나19 재확산 방지 방역 정책을 실시하면서 전체 화장품 소비 시장이 휘청였다. 올해 들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3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1% 하락한 것에 비해 하락폭이 더 컸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 실적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 화장품 빅2 기업인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은 단일 채널 중 면세 채널의 의존도가 특히 높다. 연초부터 이어진 중국의 도시 봉쇄, 이동 제한 등의 영향으로 한국 면세점 업계의 큰 손인 중국 따이공들의 발이 묶이면서 외국인 매출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및 소비 부진 영향에 자체적인 구조조정이 맞물리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설화수 외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중국 매출 회복에 상당 시간이 소요도겠지만 올해 단행한 채널 개편이 수익성 제고로 이어지며 이익은 회복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비용 구조가 슬림화되며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해 전사 이익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비롯한 중국 진출 화장품 기업들은 불필요한 매장, 제품 라인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중국 내 온라인 매출 비중을 중국 전체 매출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노후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브랜드 모델도 바꾸고 신규 라인업을 런칭해 신제품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고자 노력 중이다. 희망퇴직 등을 통해 고정적 인건비도 낮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업종 내 최선호주로 아모레퍼시픽을 추천했다. 4분기부터 비용 감소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내년부터는 체질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북미, 유럽, 일본 등 지역 내 오프라인 멀티브랜드숍(MBS) 채널과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신규 브랜드 인수를 통해서도 북미 시장 내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은 향후 아모레퍼시픽의 리스크 관리와 펀더멘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인센티브 관련 충당금이나 영업 관련 조직 정리 비용 등 2021년 연말 발생했던 대규모 비용이 올 4분기에 절반으로 감소함과 동시에 매출은 올 2~3분기보다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2022년이 더 바닥이 있을까 싶을 만큼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2023년 시작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