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스스로 문서를 배송하고, 민원인을 안내하는 ‘로봇주무관’(사진)을 업무에 본격 투입한다. 관공서 내 단순 안내 기능을 넘어 물류 로봇을 도입하는 국내 첫 사례다.
서울시는 서울시청 청사를 시작으로 로봇 물류 실증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로봇주무관 ‘로보관’은 이달 말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서울시 본청 곳곳을 누비며 공공문서와 소포를 배달하고 민원인 안내 등 행정업무를 지원한다. 그동안은 우편물 배송을 위해 직접 수령해야 했지만, 로봇 배송을 위해 개발된 전용 앱을 통해 로보관을 호출하면 부서까지 자동으로 배송해준다.
서울시는 우선 올해 말까지 안전 문제, 돌발 상황 등을 점검하는 1차 실증을 한 뒤 내년도 실증기간을 추가 연장해 운영할 계획이다. 실증 기간에는 안전 문제, 돌발 상황 대응을 위해 안내요원이 상시 동행한다.
서울시는 로보관이 정식으로 행정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공무원으로 지정하고, 임시공무원증도 줄 계획이다. 로봇배송 실증은 배달음식 등을 음식점에서 인근 건물 출입구로 수평이동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이번 서울시청 내 로봇물류 실증사업은 로봇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 층 곳곳을 이동하는 입체형 이동·배송 모델이다. 서울시는 “민간 영역 중심으로 발전하는 로봇기술의 적용 대상을 공공행정 사무 분야로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보조사업자(로보티즈) 선발 이후 5월 로봇 실증 보안성 평가를 거쳐 7월부터 로봇과 엘리베이터 연동을 위한 기술 점검 및 통신·관제 운영체계를 구축했다. 지난 10월 전용 앱을 개발했고, 이달 초 로봇이 실증구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경로학습을 마쳤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공공 분야에서 로봇기술은 시설 안전 및 청사 보안 등을 위한 각종 규제로 인해 민간 분야에 비해 기술 활용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제약을 딛고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쳐 도입한 서울시 제1호 로봇주무관 로보관을 통해 물류 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개선점을 찾아 기술 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